요란법석 가을날씨

2023년 11월 6일 월요일

해가 반짝,먹구름, 빗방울, 파란하늘에
하루종일 요란한 바람이 아주 정점을 찍더니
아침에 보니 낙엽들이 다 떨어지고 휑해졌다.
그런데 그 바람이 지나고 나니 집앞 감나무에 숨어있던 감이 보이네?

올 가을은 유난히 아픈사람, 아픈사람을 지키는 사람들
어른들의 노년,나의 노년에 대해 생각이 아주 많다.
올 해는 이래저래 어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어서 그런가
멀리서 가끔 보던것과 가까이서 잠시 생활해보는것이 또 달랐다.
약간 혼란스럽고 생각만 많다. 그리고 명쾌한 답은 못찾고 있는 기분이 든다.

막연하지만 어른들도 나도
나이 먹고, 아파지고, 할 수 있는게 점점 적어지더라도
뭔가 이거 하나는 잘했다, 재밌다, 행복하다, 뿌듯하다하는 열매 하나씩은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뭔가 너무 추상적이지만 대충 그런 생각이 드는 중이다.

생각만 많고 일에 집중이 안되서 한번 떠들어 봤다.
이렇게 떠들고 나면 생각이 줄어들기도 하고
조금 정리가 되기도 해서 도움이 되더라구.
그런 시간 조금 줄이고 소중한 시간을 잘 써봐야지.





우리집 춘기 1 – 요구사항들


2023년 11월 1일

요즘 우리집 춘기가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들을 기록해본다.
앞으로 한동안 계속 될것으로 예상되어 1편
하루하루 예상이 안되는 너의 귀여운 머리속
나의 당황스러움을 너의 귀여운? 성장기로 승화해보고 있다.

가까운 A중학교를 두고,먼 B중학교를 가고싶다 (소수 모아서 셔틀 운행해야함)
이유 : 친한 친구들이 B중학교를 간다. A에는 일진들이 많다고 들었다.
B중학교는 재밌는 행사를 많이 한다더라. 그리고 B는 공부를 덜 시킨다더라;;;

스밍을 해야하므로 음악앱을 깔아달라.(매월 이용권을 사야하는 건 모름)
이유 : 스밍은 스트리밍. 모 아이돌의 팬으로서 순위를 올려줘야 한다고 함.
재계약 못 할 수도 있다며 걱정이란다.

도무송 발주를 해달라 100장씩(발주라는 전문용어에서 말문이 막힘)
도무송이란 간단하게 스티커를 말하는데,수량과 사이트는 협의해서 해주기로 함.
좋아하는 꾸미기를 굿즈로 만들어볼 수 있으니 재밌는 경험이 될수있다고 봄.

당근앱을 깔아달라.
이유 : 포토카드 구경이 하고싶다. 거래도 하고싶다. 편의점에서 비대면도 된다더라.
세상 돌아가는 걸 알고싶다. 나도 하고싶다.



선주가 어젯밤에 10초만에 잘것 같다고 해서
내가 선주 옆에 누워서 초를 재기 시작했다.
희토 : 아유 우리집 춘기~ 잘자
춘기 : 춘기가 뭐야?
희토 : 사춘기
춘기 : 그럼 엄마는 뭐야?
희토 : 년기
춘기&희토 : ㅋㅋㅋㅋㅋㅋ

[책] 오늘도 인생을 찍습니다

지은이 : MJ KIM지음
펴낸곳 : 북스톤

어렵지 않게 스르륵 읽혀진다.
거대한 장인이라 특별한 사람같지만
그냥 보통 사람이야기 같기도 해서 공감이 가고 편안했다.
무엇보다 사진가에 대한 과정과 생활들이 흥미롭고 재밌었다.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들이 유익하고 재밌더라구.
어디에 가치를 두며 살아가야할지 생각해보게 되고
겸허함을 알려주고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32P
“너희 엄마는 폴란드 말이해을 완벽하고 멋지게 할 수 있단다.
거기다 이제는 영어도 할 줄 아시는 거잖아!
정말 멋진 엄마를 가진 네가 선생님은 너무나 부럽구나.”

54P
내가 나를 스스로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도 먼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멀리 인도에서 온 청년이 영국이라는 강대국 사람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존중RESPECT을 요구하자 존중이 이루어졌습니다.

45P
이 모든 것이 내가 만들어낸 ‘콤플렉스’라는 이름의 환상이었습니다.

61P
언제나 폴 경 의 공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Abbey Road〉 앨범 수록 곡 ‘The End’입니다.
그 이유는, 이 곡의 짧은 가사 중 “And in the end, the love you cake is equal to the love you make”라는 구절이 언제나 저의 심장을 뛰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마지막 숨을 내쉴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사랑은
내가 평생 베풀었던 사랑만큼이라는…

91
85mm f1.2 렌즈의 아름다움

113P
얼마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말의 옳고 그름보다는 사람을 살리는 말인가 아니면 죽이는 말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결과물에 함께 만족해야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217P
내가 아무 생각없이 마시는 커피 한 잔 값이 누군가에게는 고된 하루의 보상이었습니다.
조심스레 찻잎을 움켜진 할머니의 힘찬 손에서
삶의 겸손함과 감사함을 배웠습니다.

당근같은 소리

아이돌에 빠져있는 6학년 선주
이것저것 하고싶은게 많아져 요구가 쏟아진다.
적정선을 찾으려 서로 설득에 설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아이템을 위해 팬심을 위해 세상이 알고싶어 당근 마켓이 하고 싶으시단다.
이런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요즘 상황에서는 적정선을 넘었다고 보고있다.

사춘기와 갱년기의 만남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시라.

선주의 말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020년 5월 28일
첫영성체 준비로 성경쓰기 루카복음을 쓰고 있는 선주
나에게 퀴즈를 낸다.
선주 : 엄마 천사는 무슨색이게?
희토 : 하얀색?
선주 : 땡! 보라색~ 여기봐 계속 보라 보라 하잖아.
천사는 수다쟁이야 엄청 말을 많이 해. (투덜투덜)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뭐 이런 구절들이 많았던 날이 였나보네?

2019년 9월 21일
선주꿈.
5만원에서 엄마옷을 4만원짜리 사서 선물하고
남은 1만원에서 아빠 꿀꽈배기를 사줬다고 함.

2018년 1월 19일
선주책상은 필요한가에 대해서 이야기 중
공부를 해야해서 책상이 필요하다고 함.
희토 : 공부를 뭘 어떻게 하려구?
선주 : (골똘히 생각하더니) 히히 웃으면서 하려구

2017년 11월 7일
선주 : 사람은 몇살까지 살아요?
희토 : 요즘은 100세 시대래
선주 :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희토: 지금? 왜?
선주 : 엄마만. 나중에 내가 어른되고 같이 친구하게요. 씨익 : )

2016년 7월 13일
6살 선주: 보기만해도 무섭네
10살 이현언니 : 그런말을 어떻게 알아

2015년 10월 21일
희토 : 밤에 아빠가 선주한테 잘자 사랑해했는데 기억나?
선주 : 아니 나 꿈나라가서 기억안나.



공간

시간이 또 흐르고 흘러 2023년이 다 가고 있네. 에휴
이곳 희토쩜넷에 다시 뭔가 기록을 해보려구.
여기저기에 끄적이곤 했는데 의미있게 생각되지 않더라구.
내 공간을 찾아보는 중이다.
안방 귀퉁이에 작은 책상을 놓으니 마법처럼
나의 공간과 나의 시간이 생기는 것처럼?






빼꼼

찾았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이곳이 아직 존재한다는것이 놀라울뿐이고
희토쩜넷을 지켜주려고 애쓰는 까칠한뭉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움하하하하

대화

# 꽃
선주 : 꽃이 지면 죽어요?
뭉 : 졌다가 또 피고 졌다가 또 피는거야
선주 : 사람은 죽어요?
(골똘히 생각) 아빠 사랑해요

#차
뭉 : 아빠 어른되면 이런차좀 사줘
선주 : 절레절레 안되
뭉 : 왜
선주 : 들수가 없져
 
 
 
 
 
 
 
 

주부모드

워킹맘에서 주부로 변화된 생활 두달째
하고싶은 건 많은데
왜이리 몸이 부실하니
계속 여기저기 안 아픈데가 없네
자잘하게 돌아가면서 애매하게 불편하다
에잇 진짜 -_-

머리핀 대소동

아침 등원 준비중
선주 : 이 머리핀하고 갈래요 (레이스달린 왕관 머리핀)
희토 : 응 그래

유치원버스 기다리는중
선주가 머리핀이 생각나 머리를 만져보았으나 머리핀이 없음
유치원버스는 올때가 되었고
선주는 가지고 오라며 대.성.통.곡
동네 버스친구들은 뭐가 그리 슬픈가
걱정스럽게 지켜봐준다.
다행히 센스쟁이 선생님이
가서 핀을 주겠다고 하여 무사히 탑승하여
유치원으로 갔네.
휴 =3

작년 겨울부터 멋내기에 관심이 생겨
요즘 한참 옷도 직접 고르고
특히 치마 스타킹을 아주 좋아함

이렇게 또 커가네. 지지배
모양내는 선주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
어허허허.

유치원첫날

AM 8:00
유치원 처음 간다고 깨우니 벌떡!
새가방 매고 신나서 집을 나섬.
규민이오빠를 보니 반갑고
멀리서 새친구 연서가 오니 가서 챙기고
유치원차가 도착하니 군기 바짝들어
앞쪽에 줄서더니
호로록 버스안으로 들어가버렸네
규민이오빠랑 맨뒤에 앉아 바로 출발
그렇게 선주는 새로운 생활에 집중하시느라
할머니엄마는 잊은채 알아서 혼자 잘 갔다
씩씩하네 : )

PM 5:00
나름 긴장했는지 약기운인지 떡실신하여 40분 주무심

PM5:50
선생님의 전화통화내용
적극적
동화시간에 제일 앞에 앉아서 경청
선생님 질문에 처음 선주가 발표하니 친구들도 하나둘 대답하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줌
말을 먼저 걸어옴
그래서 선생님과의 대화양 많았음
선생님 얼굴을 기억해줘서 선생님이 좋았다고
인사하는법 기억한다고 발표
선주 자리 옷장 등등 알려주니 너무 좋아했다고
밥 혼자 잘먹었다고 마무리만 도와주었음
1차하원하는 아이들 보고 선주는 언제가냐고
울상지었지만 하원할땐 웃으면서 인사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