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춘기 11 – 먹고싶은거

2024년 6월 25일

저녁식사시간
밥투정 잘 안하는 아이인데,
닭곰탕씩이나 있는데도 뭔가 허하단다.
선주가 좋아해서 만든 가지강정도 있었다규 ㅠㅠ
고체가 먹고싶다고 한다. 고체?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먹고싶은거 메모장에 적어놓으라고 했다.
선주가 내 메모장에 적어놓은 메뉴들 좀 귀엽네?

선주가 먹고싶은거
탕수육
치즈스파게티(?)
리조또
고기
-소고기
-채끝❤️
-두툼한 고기
볶음밥
오므라이스
라면(컵라면x)
새우버거
붕어빵
짜장면 (배달)
김밥(돈까스)

우리집 춘기 10 – 달밤에 삼겹살

6월 21일 금요일

밤 11시
11시에 탕수육이 먹고싶다고 고집을 부리네?
결국 그 늦은 금요일 밤에 선주는
대패 삼겹살 구이, 김치볶음에 밥을 먹었다.
그나마 조금이나마 위장에 도움이 될까해서
양배추도 함께 구었지. ㅠㅠ

오후 5:30
사실 저녁에 선주가 짜장면이 먹고싶다고해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해서 셋이 먹었으나
선주는 조금만 먹고 젓가락을 놓았다.
항상 시키던 그 맛이 아닌데다가 좀 느끼했거든.
그래서 괜히 우리만 좀 더 먹고 한 덩이 남은 거 버렸지 뭐야.
그런데 뒤늦게 밤 11시에 그 탕수육이 생각난거지.

오후 3:30
선주 하교하고 말하길, 좀 힘든 날이였다 했다.
러닝크루 시간에 발목도 다쳤고
더운데 무리해서 뛰는 바람에 컨디션이 확 안 좋아졌다 한다.
한참 엎드려있었고 얼음먹으니 조금 나아졌지만
점심을 먹지 못했다 한다.
그래서 결국 오랜만에 수학 학원을 쉬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숙제 한장도 덜 한 상황이였네?
결국 덕분에 숙제는 쌓이게 되었지.


그 늦은밤에 눈이 커지도록 엄청 맛있게 잘 먹더라구
하루종일 제대로 밥은 못 먹고, 더위만 먹어서 몸이 힘들었나보다.
잘 먹어야 하는 때인데..
니가 고생이 많다.

바이올렛


작년 봄에 선물받은 바이올렛을 웬일로 잘 키우고 있다.
죽어가던 바이올렛을 잘 살려서 올해 또 꽃을 피웠다규.
겨울에는 바람이 부족하여 선풍기도 틀어놓고 물도 열심히 줬더니
생각보다 쉽게 번식도 하고 꽃이 많이 피었다.
나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것이 참 기쁘네.

바이올렛는 나에게 좀 친근하다.
어렸을적 우리집 베란다에는
보라보라 핑크핑크 초록초록한 바이올렛들이
선반에 가득했었거든.
햇빛에 비친 엄마의 바이올렛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아! 요즘에 뭉 샐러드에 보탬이 될까해서
두가지 종류의 상추를 조금 심었는데 잎 크기가 너무 작아 ㅋㅋㅋㅋㅋ
누구 코에 붙인담.

동공지진

2024년 6월 18일
되도록 사람없는 시간을 찾아서 아파트 헬스장 이용중이다.
에어팟 끼고 혼자 조용히 운동하는걸 좋아하는데
어느 여자분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셨다. 그것도 많이.

동공지진
우뜨카지?

2024년 6월 19일
어제 그여자분 + 다른 남자분까지
어르신 두 분이 함께 나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것도 내 몸을 위 아래 훑어보면서 꺅… 흑흑
“운동을 안해도 될것 같은데 뭐 그리 열심히 하냐”
“러닝할때는 이렇게 해야한다”
“머신할때는 이렇게 해야한다”
“운동할때 딱 붙는 옷을 입어야한다.” 등등

동공지진
오또카지?

2024년 6월 20일
하아.. 어쨌든 또 헬스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오늘은 아무도 없네 휴~ 마음 편하다.

다채로운 여행

2024년 6월 17일

주말에 거의 처음으로 가족을 떠나 나만 따로 여행을 다녀왔다.
버라이어티한 날씨 덕분에 아주 다채로왔다!
스콜성 비가 쏟아져서 쫄딱 맞았고,
밤에도 또 비가 쏟아졌지만 모닥불은 꺼지지 않아 신기했고,
비 개인 밤하늘에 별이 총총했고,
비 개인 아침은 파랗고 초록초록하고 눈부셨다.
별것도 아닌거에 아이들처럼 시종 웃다가 웃다가 울다가 또 웃었다.
각자 다른곳에서 열심히 사는 이야기, 펜션 주인님의 여행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내가 살고 있는 범위에서 좀 더 시야가 넓어지는 걸 느끼게 된다.

신사역,멀티가되는 베스트 드라이버,1인1포장간식,순두부, 바다전망,
소나기, 연약한 양산 두개,레몬진저티, 버물리모기패치, 알고보니비싼와인,
정성과 전문성까지 완벽한 저녁과 아침, 아름다운 풍경소리
시골길, 길없음, 모닥불, 보더콜리 마리, 모찌


좋은 시간을 보냈던 주말과 월요일 사이 부고 소식이 두개가 있었다.
천국과 슬픔을 넘나들게 되니 기분이 묘하고 있는 중이다.
각자의 삶들이 공존하는 이 우주가, 그 우주안에 있는 내가 새삼스럽게 느껴지고,
삶이 마치 다채로운 여행같다는 생각에 해본다.

우리집 춘기 9 – 모험을 떠나요

2024년 6월 6일 목요일

어린이들의 모험
2학년때였나 단지내에 자전거 타러 나갔는데 알고보니
친구와 둘이 자전거타고 좀 더 멀리 문구점까지 다녀왔던 때.
그 날이 생각나는 하루였다.
도로랑 비탈이 많아서 단지밖으로 나간 적이 없던 터라
친구 엄마도 나도 깜짝 놀랐던 기억이다.
모험을 떠났던 그날 둘은 비탈길을 자전거를 낑낑거리며 끌고 올라왔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모험
오늘 또 청소년 버전으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방탈출을 하고 싶었던 아이 둘은 집을 떠나 2시간 반이 걸려 수원에 도착했다.
참고로 수원은 우리집에서 차로 20-30분이면 가는 지역.
반대방향의 지하철을 타는 바람에 이래저래 우여곡절 끝에.
결국 방탈출 끝날때 쯤에 데리러 또는 잡으러 갔다.
날 보자마자 조금밖에 못놀아서 아쉬워하는 천진난만 청소년.
현충일에임에도 가야했던 학원에 한 시간 빼먹었지만 들여보냈다.

비하인드 스토리
사실 친구랑 방탈출을 하고싶어하길래
데려다 줄 생각으로 당일 예약을 했다.
그런데 결국 친구랑 시간약속이 수월하게 안되는 상황이 되니
이제 본인 약속에 개입하지 말아달란다.
좀 부글부글했지만 그래 또 틀린 말은 아닌것 같아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리고 결국 예약한 방탈출은 취소할 수가 없어서
뭉이랑 둘이 가서 재밌게 하고 왔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고맙다 덕분에 아빠랑 방탈출 데이트를 했네.

점점 할 수 있는게 많아지고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성장중임을 마음편하게 지켜봐주기가 쉽지는 않네?

2024년 6월 9일

효리님의 엄마와의 여행 영상 중에
엄마의 오징어국을 먹고 눈물 흘리는 장면에 나도 눈물이 또르르 ㅠㅠ
먼 훗날 양가 어머님들의 음식들을 맛보지 못할 날을 상상해보게 되었다.
맛있고 맛없고를 떠나 맛의 기억은
그 시공간,추억들이 담겨있어서 의미가 큰 것 같다.

내가 아이에게 남겨줄 수있는 것 중에 하나는 밥의 기억이겠구나
새삼,정서적으로 좋은것들을 주고싶다는 그런 생각으로 이어진다.
살다보면 또 까먹겠지만 한번씩 떠올려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