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모드

10월 감기시작으로 쭉 감기.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고 즐거운 주말을 기대했건만
주말을 맞아 선주는 또 중이염이 왔다.
그동안 흘렸던 콧물의 여파인가
선주 걱정도 걱정이지만 나도 잠을 못자니까
굉장히 몽롱하고 예민한 좋지않은 상태.

맨날 지각하게되어 찜찜한 마음으로 출근을 하고
일을 남겨두고 항상 찜찜한 마음으로 퇴근을 한다.
완전 민폐 직원.

머리는 이리저리 삐쳐있고,
내 스타일을 점검하는건 사치. 스타일은 커녕 빨래도 못해 꾸질.
그냥 감기안걸리게 두툼따듯하고 편한 캐쥬얼이 최고.
아침마다 양치도 못해 혹시 입냄새날까 버스안에서 잘때 입 꼭 다물고 잔다.

열이 날까 또 감기가 올까
밤이 두렵고 겨울이 두렵다.
어린이집을 좀 더 있다가 보냈어야 하는건 아닌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건 아닌가
하루하루가 너무 찜찜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건지.
이렇게 과연 계속 잘 살아지는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녀 3대

PM 8:30
선주,엄마,내가 저녁식사중.
선주와 엄마가 나한테 동시에 수다
엄;; 누구의 말을 먼저 들어줘야하나

엄마가 내 밥그릇에 반찬을 넣어준다.
이미 많이 먹어 배부른 선주가 내 밥그릇의 반찬에 눈독드림.
아무생각없이 선주먹을래 하며 선주 숟가락에 얹져준다.
엄마가 대뜸 ‘내리사랑 이라는 말이 딱맞네’라고 ㅜㅜ

PM 9:20
악! 외투를 입다가 지퍼에 입술을 꼬집힘.
내 입술에서 피가 뚝뚝
선주가 휴지를 가져오더니 내 입술을 뻑뻑.
저 정말 고마워;;

PM 11:30
선주가 놀다가 졸린지 업드려있음.
나 : 졸려?
선주 : 응. (갑자기 벌떡) 놀자

선주는 엄마랑 계속 놀고싶구나 그리움이 느껴졌다.
엄마는 오래가는 감기에 기 빠진 딸내미 걱정 많이 하셨구나

엉엉

학부모 체험학습 사진이 올라왔다.
이상하게 선주의 모습보다도
나의 나이 든 모습이 더 다가온다.
내모습이 보기싫고 사람들 만나기도 싫어진다.

계속 우울하다.
모든 의욕이 바닥 칠 기세.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것 같다.
이래저래 사람들을 피하고 싶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외롭다.
가족의 의미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아기는 아기대로 다른 생활을 한다.

아 왜이렇게 고단하지
작년부터 한순간도 안 고단한적인 없는것 같다.
잠을 자도 고단하고 가만히 있어도 고단하다.
회사의 일의 양이 줄어도
요가를 해보아도 쭉 고단하다.
한달이 다되가는 감기때문에 더 그렇지만.

난 무리하고 있는건가?
그럼 일을 그만두면 순리대로 살아지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