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4일 월요일 흐림
금요일 저녁에 오한이 들더니 열이 40도까지 올라갔다.
결국 토요일 바로 독감판정을 받았다.
내 기준으로 증상의 정도가 심할 때 가는 이비인후과가 있다.
대기가 길고 주차가 불편해서, 바쁜 중고등생이 가기에는 쉽지가 않은 병원이다.
나비같이 사뿐사뿐 펄럭이고 조근조근 설명을 해주고 꼼꼼한 이 선생님은
역시 추진력있게 독감수액까지 바로 놔주셨다.
수액 주사 바늘을 처음 맞아보는 선주의 얼굴에 두려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겁먹은 고양이 눈을 한 선주를 뒤로 한 채 나는 냉큼 대기실로 나와버렸다.
선주의 마음만 약해질 뿐, 엄마가 도움이 안될것이기 때문이다.
주사바늘을 꽂은 팔로 누워있는 선주는 폰으로 뭘 열심히 하고 있다.
처음 맞아보는 이 상황을 친구들에게 공유중인것이다.
독감수액을 맞은 효과인지 다행히 열은 바로 내렸고,
기말특강 수업은 다 빠지고,어느때보다 쌩생하게 집에서 주말을 보냈다.
하지만 전염가능성이 있으므로 월요일까지는 집에 있기로 했다.
사실 열 내린지 하루 이상이 지났기때문에 학교를 가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일단 선주가 하루정도는 집에 있고싶어하는 눈치다.
규칙을 워낙 잘 지키는 성향이기도 할것 같고
본인이 독감이라고 소문이 다 났는데 바로 등교하기에는 좀 민망한것일까?
그 뜻을 반영하여 학교는 쉬고 집에서 늦잠자고 내내 놀고 있다.
내 시선으로 볼 때 마치 보너스 방학을 받은 느낌으로 기분 좋아보인다.
더 이상 묻지 않겠다.
오늘이 지나면 너는 또 공부로 달려야하므로.
이번 가을 내내 왜 이리 아픈건지.
엄마로서 뭘 잘 못해준건지 하는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리고 한참 몸도 마음도 크느라 힘이 든다고 느껴진다.
화이팅! 아프지 말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