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뒤 2주째 방황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공부의욕이 없어보이고, 안 한다. 목표가 없어지니까 하기 싫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어 좀 더 지켜본다. 여전히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숙제를 다 못한채로 학원에 간다. 문제가 있어보여서 왜 그러냐고 묻게 되었다. 선뜻 말로 하기 힘들어했지만 어렵게 말을 꺼낸다. 놀랍게도 그 원인을 퍼센트로 표현해주었다. 시험 20% 뭐였지 진로였나 30% 놀고싶음 30% 피곤함 20%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 공부하면 되겠지 긍정회로를 돌리던 귀엽고 순수한 선주는 시험결과로 현실을 보게되었고, 목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동기부여가 안되고 있었다. 동시에 본격적인 진로방황에 돌입한 듯 했다. 현실적인 고민들도 한다. 영어학원을 옮기고 싶다고 한다. 이동시간을 줄이고 싶고, 학습량이 충분하지 않은것 같단다. (그런데 이상하네? 지금은 방황중이라 숙제를 성실하게 다 안 하는 상황) 그리고 국어,사회,과학은 인강을 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학원 다니는 건 싫지만, 무언가 도움이 필요한가보다. 이런 저런 고민들이 느껴지니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커가는것 같아 짠하기도, 기특하기도 하여 만감이 교차한다. 어쩔수없이 여러번 겪어야하는 불편한 순간일텐데 잘 마주하고 건강하게 극복했으면 좋겠다. 아이의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하면 힘있게 지지해줄 수 있을지 미리 짐작하여 고민하고 고민해보았고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너는 얼만큼 공부를 해야하는지 몰랐다. 공부방법도 찾아가는 중이니 당연히 미흡했다. 학원 도움없이 혼자 주도적으로 해보았다는 경험에 큰 자부심을 갖자. 이런 경험과 고민은 앞으로 종종 겪게 될것이고 누구에게나 온다.총량의 법칙. 니가 좋아하는 태현이의 말처럼 오늘보다 조금 나은 내일을 살자. 진로방향은 다수가 아직 잘 모르는게 정상이다. 3학년때 방향만 잡으면 된다.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하자. 누군가와 비교하는데 촛점을 두지 말고 그냥 너는 너의 길을 가자. 어차피 멀지 않은 미래에, 어쩔수없는 상대들은 전국구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