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가 기록되는 첫 시험을 경험한 선주.
조금은 요란한 시간이였다.
**시험 4주전**
4주전부터 문구류를 사들이는 데에만 한 주.
계획세우는데 또 한주가 흐르고,
그 사이 수행평가가 휩쓸고 간다.
그리고 문제집을 좀 더 사들인다.
스스로 문제집을 찾아 고르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문제집은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안정감을 줄걸로 예상됨.
시험준비를 해야 하니 미사에도 못가겠다고 한다.
안그래도 성당 아이들이 슬슬 안 나오기 시작한다.
하루종일 공부를 할듯 말듯 하다가
성당갈때 되면 시작하는 것 같은데 참 이상하네.
**시험 2주전**
추석연휴가 있어서 시험 준비를 위해 시골에 안 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래도 1박2일은 다녀오자 설득하여 다녀옴.
시골에 내려가서도 스터디카페 하루에 3시간정도 공부하고 옴.
수학은 학원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는 혼자 공부함.
영어는 학원의 도움을 초반에 받았으나 남은 시간은 혼자 하고싶다고 함.
**시험 1주전**
프린트물이 집 안 곳곳에 놓을 수 있는 곳에 어질러지기 시작한다.
본인책상,엄마책상,식탁,본인 침대,안방침대 등등 여기저기.
나는 선주의 주문대로 프린트해주고 채점해주기를 반복.
니가 시험보는데 나도 바빠지네. 이럴 줄 몰랐네?
채점하게 빨간 색연필을 달라고 해서
돌돌 돌리는 색연필을 줬더니 이 빨강색은 아니라네?
그러고는 여기저기 뒤지며 다른 빨강 색연필 찾는다.
정신차려지 선주야?
시험이 다가오니 오히려 공부하는 모습이 정체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 정체에서 약간의 지겨움과 불안감과 호기심이 묻어난다.
시험이 궁금하다며 빨리 시험 봐버리고 싶단다.
**시험날**
시험 첫날 끝나자마자 선주에게 전화가 온다.
"엄마 국어는 이랬구 과학은 이랬어 어쩌구저쩌구"
마치 방탈출하고 나온 것 처럼 약간 격앙되어있는 목소리였다.
전화넘어의 친구들도 각자 엄마에게 연락하는 분위기였다.
아이들에게 첫 시험이란 경험이 흥미로운 면도 있었나보네.
이야기해주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귀여웠다 : )
**시험 몇 일 후**
마음 편하게 유튜브 웹툰을 즐기고 계시길래
희토 : 시험끝나서 홀가분 해?
선주 : 응 (^^)
희토 : 행복해?
선주 : 음....(-_-)
행복하다고 선뜻 답하지 못한다.
시험 결과에 대한 아쉬움?
아쉬운것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나보다.
잘한것도 있는데,생각보다 실수들이 좀 있었다보니 나도 많이 아쉽다.
본인이 가장 아쉽겠지.
그런 선주를 보니
뭔가 내 마음 속 어딘가가 쪼금 몽근하게 아프고 안타깝다.
선주가 첫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좀 더 해야할텐데 싶은 생각이 들때가 꽤 있었지만 ㅋㅋㅋㅋㅋ
나름 공부해보겠다고,
놀고 싶은 마음과 싸워서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선주의 애쓰는 모습에 기특한 마음이 더 컸다.
이제 겨우 중1인데 거참 시험이 뭔지..
만감이 교차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