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미역국 냄새가 솔솔 난다.
그리고 뭉의 건조하고 살집이 있는 넓적한 발소리가
왔다갔다 아주 부산스럽다.
이부자리에서 잠이 살짝 깼지만 뭉에게 말을 건네지 않고
그냥 뭉기적 뭉기적 누워있었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생일에 대부분 간편미역국을 끓여주는 뭉에게
어젯 밤에 처음으로 레시피와 소고기, 5중냄비 등을 꺼내 준비해주었다.
사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집에 고기 있냐고 묻길래
어찌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미역국 냄새와 바쁜 발소리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요즘 주말은 선주가 더 바쁜 관계로 덩달아 나도 바쁘다.
그런 주말 일상 속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몇 가지 넣어 나름 생일을 즐겼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 냉면,레몬케잌,나무사이로 커피.
AM 1:30
선주 학원을 데려다 주고 카페에 갔다.
나무사이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커피와 분위기를 즐기러.
나는 정원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오늘은 비가 오락가락하고 습하니까 실내에서 있었다.
주말이라 가족,커플,부부 등 다양한 조합의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그렇게 습하더니 나중에는 비가 마구 쏟아졌다.
입구 방향 창가에 앉아있었는데
차로 가득한 볼품없는 차고지 뷰를
고양이 두마리가 귀여움으로 분위기를 바꿔준다.
AM 5:30
사실 냉면을 그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 두 부녀가 흔쾌히 같이 먹어주는 메뉴는 아니기때문에 골랐다.
내 생일이니까 군말없이 먹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먹는 냉면이라 아주 맛있게 한 그릇 뚝딱했지.
이런 메뉴가 몇 가지 있다. 해물류도 이 분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내년에는 해물쪽으로 골라봐야겠다.
어쨌든 둘 다 군말없이 함께 냉면을 먹어주었다.
냉면을 먹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선주와 케잌을 사러 동네 빵집에 갔다.
케잌보다 레몬파운드케잌이 눈에 들어왔다.
선주는 생크림과 과일이 있는 전형적인 케잌을 원했지만
내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랐다.
나는 빵과 시트러스의 맛과 향의 조합이 매력있더라고.
늘 한결같이 축하축하 파티는 카메라 세팅부터 시작이다.
집안의 조명을 끄고, 케잌의 초에 불을 켜고, 생일 노래를 부르고, 주인공은 불을 끈다.
그리고 껐던 식탕등을 켜고 케잌을 먹는다.
이렇게 나의 생일은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갑자기 생일을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은 아니지만 어떤 생일은 누구와 어떻게 보냈는지
그 날의 공기나 분위기, 가족들의 얼굴, 소리,음식
언젠가는 추억하게 될 이날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나도 축하축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