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운전중에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중이였다.
대각선 횡단보도가 있는 아주 크지도 작지만도 않은 사거리다.
차안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유독 노부부가 눈에 띄였다.
불편한 다리로 절뚝절뚝 애써 걷는 할아버지 뒤에는
함께 천천히 따라가는 할머니가 있었다.
신호가 끝나가니 할아버지의 걸음이 조급해보인다.
하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느긋하게 바로 뒤에서 같이 걷고 있었다.
불편한 사람에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여서
건널목을 건너는 일이 꽤나 부담스럽겠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같이 신호대기 하는 차들은 다같이 끝까지 기다려주었고
할아버지는 차도를 힐끗힐끗 보며 인도에 들어섰다.
할머니는 꿋꿋하게 할아버지의 뒤를 도맡아 지켰다.
함께 걷는 노부부의 모습에 뭉클한 마음이 들었고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끈기있게 기다려준 운전자들이 한 팀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