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조마 아슬아슬한 겨울방학이 끝나간다.
학원이라도 가니 다행이다 하는 마음이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나도 편하고 나름 평화로운 나날들이였다.
하지만 방학이 끝나가는데도, 많은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숙제를 미완성해가거나 학원가기 직전까지 급하게 해가는 태도를 보니 다시 부글부글하다.
성실하고 심성이 착한 아이지만 다른 취미생활들에 관심이 꽂히는 순간,
생활이나 학습에 있어서 본연의 할일들이 안중에 없어진다.
지금의 그런 생활태도가 행동에서,말에서, 방에서 물씬 묻어난다.
성실하고 긍정적인 아이는 어디 간거니?
중2면 다니?
부모로서 응원이나 기대가 욕심이 되지 않게, 균형을 지키는 것이 힘들다.
응원과 욕심 사이에서 이건 욕심일까? 기대일까?
이 말을 했을 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결정적인 한마디를 위해 잔소리들을 참아본다.
참다가 어제는 터져버렸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머리속으로는 알겠지만
생활속에선 마치 판타지같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모습에 대한 감사함을 잊게 된다.
좋은 부모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리고 거리가 필요하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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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와 대화를 나눠보았다.
내 얘기가 길어지는 듯 하면 정신줄을 한번씩 잡으려고 나름 노력했다.
사실은 선주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선주의 태도와 엄마의 기대와 욕심 사이에서의 내적갈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다.
기대치는 낮추지 말고 나를 믿어달란다.
기대는 하면서 믿지 않으면 욕심이란다.
오! 가장 뼈때리는 인상적인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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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 유용하면서도 마음의 평화를 주는 말이 있다.
주님 아이를 맡깁니다.
제 힘으로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저는 저의 일을 하며 아이는 아이 인생을 잘 살아갈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제가 편안하고 따듯한 시선으로 아이를 온전히 믿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라고 기도를 하며 기도문 하나를 읽어본다.
"자녀 일로 너무 걱정하는 자신을 위하여"
자녀 일에 너무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저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아이를 온전히 믿지 못해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안달하는 저 자신을 봅니다.
아이에 대한 근심과 걱정을 모두 어머니께 맡기며 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아이를 믿고 바라볼 수 있게 하시고, 아이의 사소한 잘못에는 기다리며 인내할 줄 알게 하소서. 그리하여 아이가 먼저 다가와 스스럼없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부모가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