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6일 월요일
얼마나 됐지.
은근한 두통과 울렁거림이 완전히 없어지질 않는다.
평화롭고 소소한 행복이 있던 나의 짧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서 자꾸 이래저래 심란하다.
또 다시 선주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아침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아....
춥게 다니면서 춥다, 어디가 아프다, 여기가 아프다..
결국 계속되는 컨디션 난조를 보자니 엄마로서 힘들다.
마치 감기 잘 걸리던 유아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제발 따듯하게 입고 몸 챙겨서 건강하게 지내주었으면 참 좋겠다.
자기 몸 챙기는 능력은 언제 생기는 거야?
겉모습에 온 신경이 가 있는 선주의 시선이 어서어서 자라서
내실을 생각할 수 있는 쪽으로 옮겨왔으면 좋겠다.
이제 스스로 해야하는데, 말은 듣지 않고
결국 온 몸으로 일단 맞서 보는 아이를 보면서
내가 뭘 해줄 수 없는 무력감이 든다.
하교하고 병원들러 처방받고 오는 길에 선주에게
엄마가 느끼는 뭘 해줄 수 없는 무력감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이제 네 몸은 네가 먼저 챙겨야 한다고.
알아들었을까?
그래도 가만히 끄덕끄덕 들어주는 선주를 보면서 기운을 내본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기 귀찮아서 저녁에 피자를 시켜먹기로 했다.
치즈 피자로 시켜달란다.
-------
이럴 때 신앙인으로서의 생각을 해본다.
그래 아이는 나만의 자녀가 아니다.
이 정도 했으면 하느님의 자녀이니 알아서 하시겠지
집 나간 예수님을 찾는 성모님 마음이 어땠을까
나도 성모님처럼 받아들이고 기다려보자..
그래도 예수님도 좀 너무 한거 아니야?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면 마음이 좀 나아지는 것 같다.
선주를 위해 나를 위해 기도해 본다.
자녀를 위한 기도 중
'자녀 일로 너무 걱정하는 자신을 위하여(의탁하지 못함의 매듭)'
자녀 일에 너무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저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아이를 온전히 믿지 못해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안달하는 저 자신을 봅니다.
아이에 대한 근심과 걱정을 모두 어머니께 맡기며 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아이를 믿고 바라볼 수 있게 하시고,
아이의 사소한 잘못에는 기다리며 인내할 줄 알게 하소서.
그리하여 아이가 먼저 다가와 스스럼 없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부모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