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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5년 4월 11일 - 7월 13일
장소 :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작품들의 사진을 보고 궁금했고 후기가 좋아 론 뮤익 전을 보고왔다.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은 처음 가보았는데 공간이 주는 느낌들이 좋았다.
일단 경복궁이 앞마당이요. 미술관 바로 뒤뜰에는 경근당이라는 한옥 건축물과 조그만 마당이 있다.
이 경근당에서 경복궁 쪽을 바로보이는 하늘에는 인왕산이 펼쳐진다.
미술관 앞에 도착하고 보니, 오래전에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뭉님과 삼청동까지 쭉 걸어갔던 그 길임을 깨달았다. 그 길에 이런 미술관이 생겼구나.
전시에 앞서 미술관 건물과 주변 공간의 매력에 빠졌다.
작품들은 두 영역에 나뉘어져 전시되고있었다.
호주 출신 작가 론 뮤익은 영국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작품들은 극사실적인 정교함으로 주로 사람들을 표현했다.
마치 사진작품을 입체적인 조형물로 보는 것 같았다.
사진에서 보는 매력과는 달리 사방을 다른 각도로 관찰할 수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의 건조한 속눈껍과 생각하는 눈빛, 닭과 대치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긴장된 근육, 아이를 외투안에 안고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있는 여자의 피곤하지만 살아가야함을, 한 커플의 뭔지 모를 감정의 줄다리기 등
사람들의 이런 일상적인 순간들이 공감이 되기도 하고, 삶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과정들에서 그 순간은 힘들지 몰라도 작품으로 바라보니 귀여운 에피소드로 보이기도 했다.
삶은 어쩌면 고통스러운 순간마저도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100개의 두개골 작품 앞에서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박물관이나 전시에서 본 해골들이 먼저 떠올랐다.
역사 속에 죽은 이들, 내 지인들의 죽음, 그리고 나에게도 다가올 죽음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해본다.
론뮤익의 작업실 사진과 작업영상도 전시하고 있었다.
그가 새에게 간식을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새는 그 자리에서 먹지 않았다.
새는 간식을 물고 다른 곳에서 냠냠 먹고, 다시 간식가지러 오기를 반복한다.
그것을 오랫동안 가만히 바라보는 론뮤익의 따듯함이 느껴졌다.
작품들속에도 론뮤익의 대상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공감이 있다고 느꼈다.
론뮤익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담백한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정답을 알려주진 않지만 상상하게 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이 전시는,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책 한권을 읽은 느낌도 든다.
선선할때 한번 더 가보고싶지만 전시가 이미 끝나서 아쉽다.
생전에 론뮤익의 전시를 또 볼 날이 있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뭉이랑 이 곳에 가보고싶은 생각이 들어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하는 전시들을 눈여겨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