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6_sentence.jpg]] 지은이 : 김정선 출판사 : 도서출판 우유 집에 있던 책들을 둘러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이 눈에 띄인걸 보니, 글쓰기에 관심이 조금 있나 보다. 글쓰기의 지침서로 생각해서 읽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문장 쓰기에 대한 설명들이 있다. 교정 일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작가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친절하게 정리된 예시들이 나오니, 비교하면서 확인하기가 좋다. 설명과 함께 예상치 못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함인주씨와의 주고받는 메일 속 이야기가 사이사이 이어지는데,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궁금해진다. 다소 내용이 학습적이다보니 애써서 읽어야하는데, 두분의 오고가는 대화가 나오면 휴식시간이 된다. 이 책에는 문장 속 불필요한 표현들과 옳은 표현들의 많은 예가 나온다. 무의식적으로 무심코 쓰던 표현들이 아주아주 많다는 걸 깨달았다.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가 가장 충격적이였다. 요정재형의 노래이기도 하고, 흔히 많이 쓰이는 말이잖아. 그런데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줘'가 바른 표현이라고 한다.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들에 대한 설명이였다. 131P 책에 나오는 틀린 표현 바른표현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순간에 인지를 해보는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내용이였다. 그런데 부작용이 있네? 작가님의 지침들을 생각하다 보니 사실 지금 글쓰는게 편하지가 않다. 책을 낼 글은 아니니, 내 마음대로 써도 상관없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몰랐던 것들을 깨닫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것 같지만 오 그렇네! 하는 깨달음이였다. 그리고, 군더더기를 붙이고 있지 않나? 글을 멋있어 보이려고 꾸미고 있지 않나? 나를 꾸미고 있지 않나? 내 삶에서도,생활에서도,환경에서도 불필요한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마침 신부님이 말씀하신 소박함과 고요함이 떠오른다. 하늘은 소박함이요 땅은 고요함이라 하셨다. 오늘 복음이 마르코 6장 7절-13절에 있는 길을 떠날 때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는 말씀이 나왔거든. 소박하고 고요한 마음. 참 어려운 마음이네? 작가님은 '당신의 문장은 이상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정답은 없다고. 자유롭게 편하게 글을 쓰고 불필요한것이 없나? 의문을 한번씩 해보면 될것 같다. 그러다가 궁금하면 한번씩 꺼내 보기에 유익한 글쓰기 지침서. --------------------------------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P184 지구인의 귀가 국수집을 뒤로하고 낙엽이 색종이처럼 날리는 길을 터덜터덜 걷고 있자니 난생처음으로 내가 지구 위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을이 나를 지구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엉덩이 꿈이나 다시 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집을 향해 뚜벅뚜벅 걸었다. P199 그 건 누구나 문장을 쓸 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써 나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어 문장은 영어와 달리 되감는 구조가 아니라 펼쳐 내는 구조라서 역방향으로 되감는 일 없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풀어내야 한다. P200 The man who told me about the murder case that had happened the other day was found being dead this morning. 일전에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해 내게 이야기해 준 그 남자 가 오늘 아침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계속 걸어간 나는 마침내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나는 계속 걸어서 마침내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P201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문장의 주인이 문장을 쓰는 내가 아니라 문장 안의 주어와 술어라는 사실이다. 문장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 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거나(왜냐하면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문장의 기준점을 문장 안에 두지 않고 내가 위 치한 지점에 두게 되어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기가 어려워 진다.